평소 잦은 복통과 설사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일부는 단순한 장염으로 진단받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그러나 간혹 이런 증상 뒤에 숨어 있는 ‘유전질환’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카우덴증후군(Cowden Syndrome)”은 일반적인 소화기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조기 발견하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입니다.
카우덴증후군이란?
카우덴증후군은 PTEN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전신의 여러 기관에 양성 종양(혹은 과형성 병변)이 생기며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질환입니다.
주로 피부, 갑상선, 유방, 위장관, 자궁 등에 병변이 생기고, 이 병변들이 때로는 악성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 증후군은 자가우성 유전질환으로, 부모 중 한 명이 유전자 이상을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유전력이 없어도 “돌연변이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도 30~45%”에 달하므로 가족력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장염으로 오해받는 초기 증상
카우덴증후군 환자 중 상당수가 위장관 증상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설사, 복통,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은 일반적인 급성 장염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과 매우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질환의 무서운 점은 위장관에 생긴 용종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카우덴증후군 환자들은 대장암, 위암, 유방암, 갑상선암의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습니다.
때문에 반복적인 장 증상과 함께 가족 중 유방암이나 갑상선암 환자가 있다면, 단순 장염으로 넘기지 말고 유전질환에 대한 정밀검사를 고려해보아야 합니다.
어떤 증상이 있다면 의심해야 할까?
반복적인 복통, 설사, 변비
피부에 생기는 작은 사마귀 모양의 병변(특히 얼굴과 입 주변)
유방에 종양이나 조기 유방암 이력
가족력 없이 발생한 갑상선암 또는 자궁내막암
반복되는 위장관 용종
이러한 증상이나 이력이 있다면, “유전학적 상담과 유전자 검사(PTEN 돌연변이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 진단과 관리가 생명을 살린다
카우덴증후군은 조기에 진단되면, 정기적인 검사와 예방적 수술을 통해 암 발생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과 갑상선암의 경우, 예방적 절제수술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유방촬영, 갑상선 초음파 등의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가족 구성원 중 해당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이 있다면 다른 가족들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가벼운 장 트러블이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실제로는 전신에 영향을 주는 유전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합니다.
카우덴증후군은 희귀하지만, 조기 진단만 이뤄진다면 예후가 좋은 질환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희귀질환을 안고 살아야 하나 싶어서 유전자검사를 안하려다 이번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