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카우덴증후군, 자궁내막증.
이 단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에 들어와 평범했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더구나 미혼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이유로, 혹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더 가혹하게 평가하게 된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 질환들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여성 질환은 선택의 결과가 아니다
최근 의료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유전적 요인, 호르몬 환경, 면역 체계, 환경 노출이다.
특히 카우덴증후군처럼 유전적 소인이 강한 질환은 개인의 생활 습관이나 성격, 선택과는 무관하다.
자궁내막증 역시 스트레스나 노력 부족으로 생기는 병이 아니다.
유방암 또한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할 뿐, “왜 나에게 왔나”라는 질문에는 명확한 도덕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꾸 스스로를 탓한다.
결혼하지 않아서, 아이를 낳지 않아서, 너무 열심히 살아서, 혹은 너무 무심해서. 하지만 질병은 그런 기준으로 사람을 고르지 않는다.
‘미혼 여성’이라는 프레임이 주는 이중의 상처
여성 질환을 겪는 미혼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있다.
외로움과 고립감이다. 가족력, 수술,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이야기할 때 사회는 여전히 ‘결혼 여부’를 전제로 질문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또 한 번 상처를 받는다.
하지만 최근 건강 트렌드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혼자서도 자신의 몸을 책임지고, 재정과 건강을 동시에 관리하는 싱글 헬스케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보험 설계, 정기 검진, 질환 특화 영양 관리, 심리 회복 프로그램까지 ‘나 중심’의 건강 관리가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다.
질병 이후의 삶은 ‘관리의 영역’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의 방향이다.
유방암과 여성 질환 이후의 삶은 더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삶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질환을 경험한 이후 건강 루틴을 정비하고, 재무 계획을 다시 세우며 삶의 안정성을 높이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는 여성 질환 경험자를 위한 건강 콘텐츠, 맞춤 보험, 헬스케어 서비스, 심리 회복 프로그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정보 소비를 넘어, 경험을 자산으로 바꾸는 구조로 확장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콘텐츠로 정리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나는 잘못한 게 아니다
질병은 벌이 아니고, 인생의 실패 지표도 아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버텼고, 견뎠고, 지금도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꼭 전하고 싶다.
당신은 잘못한 게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책이 아니라 이해이고, 후회가 아니라 관리이며, 비교가 아니라 회복이다.
그리고 이 경험은 언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정보로, 가치로 바뀔 수 있다.
그 자체로 이미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