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덴 증후군과 유방암.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 알게 되었다.
나에겐 희귀질환이 있다는것을..그리고 그 끝에는 암이 발생할것이라는걸..
그래도 시간이 조금 걸릴줄 알았다
한해에 희귀질환..암이 동시에 찾아올지 몰랐다.

언젠가는 암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머릿속으로는 늘 가능성을 계산했고, 검사 결과를 기다릴 때마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준비했다고 믿었던 마음은 진단 앞에서 아무 힘도 쓰지 못했다.
카우덴 증후군을 안고 살아온 시간은 늘 경계의 연속이었다.
정기검진은 일상이었고, 혹시 모를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몸의 신호에 예민해져 있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아직은 아닐 거야’라는 작은 기대가 있었다.
그 기대가 무너진 날, 나는 담담해 보이려 애썼지만 속은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지금 나는 암 수술을 예약해 두고 기다리고 있다.
치료는 이미 정해진 일정대로 흘러가고 있는데, 정작 마음은 시간을 잃은 채 멈춰 서 있는 느낌이다.
수술 날짜를 확인하고,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하는 모든 과정이 현실감 없이 지나간다.
밤이 되면 생각은 더 또렷해진다. 왜 지금일까, 앞으로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같은 질문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두려움이 없는 척할 수는 없다.
수술대에 오르는 상상, 회복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삶까지 모두 불확실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할 만큼 또렷해진 것도 있다.
하루하루를 미루지 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 당연하다고 여겼던 몸과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에 대한 자각이다.
아직 나는 환자가 된 나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도 기다리는 이 시간만큼은 도망치지 않으려 한다.
두렵다는 감정도, 불안도, 슬픔도 그대로 인정하며 지나가 보려고 한다.
암은 내 삶의 전부가 아니고, 이 시간 역시 언젠가는 지나갈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 이 글은 결심이나 희망을 과장하기 위한 기록이 아니다.
다만 수술을 앞둔 한 사람이 느끼는 솔직한 마음을 남기고 싶었다.
아프지 않다고 말하지도, 괜찮다고 포장하지도 않으면서.
오늘의 나는 기다리고 있고, 그 기다림 속에서 나를 조금씩 다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