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더 이상 사람만의 질환이 아닙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은 “강아지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실제로 수의학계에서도 강아지 당뇨병은 점점 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당뇨병과 강아지의 당뇨병은 어떤 점에서 같고, 또 어떤 점이 다를까요?
● 공통점: 인슐린 문제로 인한 혈당 조절 장애
사람이든 강아지든,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몸에서 인슐린에 저항을 보이면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가 되면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강아지와 사람 모두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증상을 보입니다.
다음(물을 자주 마심)
다뇨(소변을 자주 봄)
다식(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빠짐)
무기력함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사람은 병원에서 혈당 검사와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통해 진단받고, 강아지는 동물병원에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당뇨를 확인하게 됩니다.
● 차이점
①: 발병 원인과 유형
사람의 당뇨병은 주로 1형과 2형으로 나뉩니다.
1형은 췌장의 인슐린 생산이 거의 없는 상태이고, 2형은 인슐린이 만들어지긴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유전, 비만, 생활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죠.
반면, 강아지의 당뇨병은 대부분 1형에 가까운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입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거의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사해줘야 합니다.
강아지에게 2형 당뇨는 드물며, 노령견, 비만, 생식호르몬 변화(특히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②: 치료 방식
사람의 경우, 2형 당뇨 환자는 식이조절, 운동, 경구 혈당강하제를 먼저 사용하고 이후 필요 시 인슐린 치료를 병행합니다.
하지만 강아지의 당뇨는 인슐린 주사가 거의 필수입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인슐린을 주사하고, 사료도 같은 시간에 일정량만 급여해야 안정된 혈당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은 본인이 스스로 자가관리할 수 있지만, 강아지는 모든 것을 보호자가 관리해줘야 하므로 철저한 루틴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③: 식이요법과 간식 관리
사람은 당뇨병이 있어도 다양한 음식 중 선택하며 혈당을 관리할 수 있지만, 강아지는 당뇨용 처방식 사료 위주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섬유질이 풍부한 사료를 선택해야 하며, 간식도 일반 간식보다는 당뇨견 전용 제품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설탕이 포함된 과일이나 빵, 인간용 음식은 절대 금지입니다.
잘못된 간식 한 번이 혈당을 급격히 올려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진단 이후: 초기 안정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강아지
사람은 당뇨 진단 후 약물치료로 비교적 빠르게 혈당을 조절할 수 있지만, 강아지는 인슐린 종류와 용량을 맞추는 데 평균 1~2개월의 조절 기간이 필요합니다.
혈당곡선을 그려가며 수시로 병원에 가야 하고, 보호자의 인내심이 필수입니다.
특히 강아지는 스스로 이상 증상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 마시는 횟수나 소변량, 식욕 변화 등을 예의주시해야 하며,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 보호자의 정성과 꾸준함이 강아지 당뇨 관리의 핵심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질병과 공존하지만, 강아지는 오롯이 보호자의 손에 관리가 달려 있습니다.
조금 번거롭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강아지도 적절히 관리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반려견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식이·운동·인슐린 주사 루틴을 시작해 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과 관심이 약보다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