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꾸준히 다니고 치료도 받고 있는데, 왜 빈혈 수치는 좀처럼 오르지 않을까요?
약도 챙겨 먹고 식단도 신경 쓰는데 매번 건강검진에서 '빈혈 있음'이라는 결과를 받을 때면 실망감과 답답함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빈혈은 단순히 철분 부족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빈혈이 계속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흡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철분제를 꾸준히 복용해도 위장 상태나 흡수 기능이 떨어지면 몸에서 제대로 흡수하지 못합니다.
특히 위염이나 위 절제 수술 경험, 크론병이나 셀리악병 같은 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철분 흡수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둘째, 만성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신장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암, 갑상선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체내 염증 반응이나 호르몬 문제로 인해 적혈구 생성이 저하되거나 철분 대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셋째, 다른 종류의 빈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철결핍성 빈혈 외에도 비타민 B12 부족으로 생기는 악성 빈혈, 엽산 결핍성 빈혈, 용혈성 빈혈, 골수 질환으로 인한 빈혈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단순 철분제 복용으로는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넷째, 출혈이 계속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량이 많은 월경과다나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으로 인해 만성적인 철분 손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소화기 출혈(위궤양, 치질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출혈이 미세하게 지속되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빈혈이 계속됩니다.
다섯째, 식습관도 점검해봐야 합니다.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음식(카페인, 탄산음료, 칼슘이 많은 음식 등)을 철분제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철분이 풍부한 음식은 간, 살코기, 굴, 시금치, 콩류 등이며, 흡수를 돕기 위해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을 다녀도 빈혈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면, 단순히 철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몸이 철분을 제대로 쓰지 못하거나 다른 건강문제가 숨어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빈혈 증상이 있다면 단순 피검사 외에도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갑상선 기능 검사, 비타민 B12와 엽산 수치 측정 등 정밀한 추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자주 어지럽고 피곤하고, 손발이 차고, 숨이 차는 증상이 있다면 빈혈을 의심해보고 철저한 진단을 통해 내 몸에 꼭 맞는 치료 방향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치료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철분 부족이 아닌 다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