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병원비, 사람보다 비싼 이유와 보호자의 선택
사랑만으로는 부족한 노령견 치료비, 당신의 준비는?
“사람 병원보다 더 많이 나왔네?”
반려견을 키우는 많은 보호자들이 병원 진료비를 보고 한 번쯤 해본 말입니다.
반려견이 아플 때마다, 병원 문턱을 넘을 때마다 걱정되는 것은 반려견의 건강 못지않게 ‘비용’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크고 작은 질환이 반복되는 노령견은 병원비의 현실을 더욱 절감하게 만듭니다.
왜 이렇게 비쌀까?
반려견 병원비가 사람보다 더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반려동물 의료는 비급여입니다.
인간의 경우 건강보험 혜택이 있어 수술이나 검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지만, 반려동물 진료는 전액 보호자의 부담입니다.
둘째, 동물병원은 개별적으로 운영되며 표준화된 진료비 규정이 없습니다.
병원마다 진료비 차이가 크고, 지역에 따라 같은 진료 항목도 두세 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셋째, 의료 장비와 약품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비용이 높고, CT, MRI 등 고가 검사 장비의 유지비가 반려동물 진료비에 반영됩니다.
노령견, 예기치 못한 지출의 시작
반려견이 7~8세를 넘기면서 노령견으로 접어들면 건강 이상 신호가 잦아집니다.
관절염, 심장병, 신부전, 치매, 안구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서서히 혹은 급격히 나타납니다.
단순한 건강검진에서 시작한 병원 방문이, 몇 번의 약 처방과 재검사, 입원과 수술로 이어지면 그 진료비는 수십, 수백만 원을 훌쩍 넘깁니다.
한 사례로, 13세 노령견이 심장 판막 이상으로 수술을 받았을 때 검사비와 수술비, 입원비를 포함해 400만 원이 넘는 진료비가 청구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자는 "살 수만 있다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모든 비용을 감당했습니다.
보험, 선택인가 필수인가
반려견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입률이 낮았지만, 최근에는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험을 고려하는 보호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물론 보험사마다 보장 범위와 한도가 달라 꼼꼼히 비교해야 하며, 대부분의 보험은 8세 이상 고령견은 신규 가입이 어렵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노령견일수록 병원비가 많이 들지만, 역설적으로 보험 가입은 더 어렵다는 점이 아이러니입니다.
보호자의 준비, 감정과 현실 사이
반려견이 가족처럼 여겨지는 만큼, 아플 때 치료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내 강아지인데 내가 못 지키면 누가 지키겠어.” 하는 마음으로 치료를 이어가지만, 현실적인 비용의 벽 앞에서 눈물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려견과의 삶을 계획할 때, 노령기 이후의 의료비도 고려한 재정 계획이 필요합니다.
매달 소액이라도 건강적금처럼 미리 저축하거나, 가능할 때 보험에 가입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병원 진료 후에는 영수증을 꼼꼼히 살펴보고, 불필요한 항목이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