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근을 나가서 점심시간이 지났다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밥을 먹고 들어가볼까 싶었다
오늘따라 괜히 돈까스가 먹고 싶었다.
바삭한 튀김 옷에 두툼한 고기, 달짝지근한 소스를 한입 머금으면 괜히 위로받는 기분이 드는 음식.
어릴 적 부모님과 외식할 때 자주 먹었던 메뉴라 그런지, 나에게 돈까스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기분 좋은 날의 상징’ 같은 존재다.
마침 들른 곳은 경기도 용인 쪽에 위치한 처인휴게소.
이전에도 지나가며 간판만 봤는데, 꼭한번 먹어야지 생각했기에 먹고 싶었다.
차를 세울까 고민하다가도, 괜히 돈까스 냄새라도 맡으면 참지 못할까 싶어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끝내 발길을 돌려 다시 휴게소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좀 먹어도 되겠지.”
이런 마음으로 메뉴판을 들여다봤는데, 돈까스 한 접시의 가격이 만원이 넘었던걸로 기억한다.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요즘 따라 밥 한 끼에 만 원이 넘는 건 참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모든 것이 조금씩 올라 있다.
라면도, 우유도, 과자 한 봉지조차도 예전처럼 쉽게 장바구니에 담기지 않는다.
결국 나는 편의점 김밥 하나를 손에 들고 회사로 향했다.
조용히 책상에 앉아 김밥을 씹으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구나.’ 단순히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지출들을 고려하면 당장의 만 원이 두려워지는 현실.
휴게소 음식 한 그릇조차도 ‘사치’로 여겨지는 요즘이다.
사람들이 흔히 말한다. “한 번 사 먹으면 되는 걸 뭘 그렇게 아껴?” 하지만 ‘한 번’이 매일처럼 반복되고, 커피 한 잔,
간식 하나가 더해지면 결국 한 달 생활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 작은 절약이 쌓여야 내일이 덜 불안하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그 처인휴게소 돈까스를 꼭 먹어볼 생각이다.
오늘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먹고 싶은 걸 먹을 수 있는 하루’가 오기를 바란다.
그 하루가 오면, 정말 천천히, 꼭꼭 씹으며 돈까스의 맛을 음미해보고 싶다.
단순한 음식 한 접시가 이렇게도 많은 생각을 안겨줄 줄이야. 요즘 같은 세상엔, 작은 선택 하나에도 삶이 묻어난다.